집단 식중독이 발병한 안산 소재 유치원에서 용혈성요독증후군(HUS·햄버거병) 판정을 받은 피해 원아 가족이 유치원 측이 의도적으로 증거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산 소재 유치원 햄버거병 발병 사고 아이들을 살려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자신을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피해 원아의 큰아버지라고 밝혔다.
해당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식중독 증상을 보인 원아가 다수 발생했다. 지난 26일까지 원아와 가족 등 100명 넘는 인원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그중 어린이 15명이 햄버거병 의심 증세를 보였고 4명은 신장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A 씨는 "상태가 심각해 서울 소재 병원으로 분산돼 치료받고 있는 아이와 부모님들은 말 그대로 피 말리는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A 씨에 따르면 피해 아동은 요독 배출이 불가해 발이 붓고 혈뇨, 혈변 증상 등을 보이고 있다.
그는 "사고 발생 보름이 지나도록 유치원에서는 부모님들에게 정확한 원인도 안내하지 못하고 역학조사를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라며 "역학조사를 위해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하는 음식 재료도 이미 폐기해 과태료 50만 원 처분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A 씨는 유치원 측의 음식 재료 폐기로 "사고 인과관계를 밝혀줄 핵심 자료가 없어졌다. 증거 인멸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라고 주장했다.
또 "아이 상태가 심각해 엄마가 즉시 유치원에 이상 증세를 통보하고 등원 중지, 내용 통보를 요청했는데 묵살했다"라며 "바로 진상조사 및 등원 중지를 통보했다면 가족 간 전염(공동 화장실 사용으로 인한 분비물 전염 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장은 그저 죄송하다는 전화, 문자 발송 이외에는 사고의 원인 및 후속 조치에 대해 구체적 연락이 없다"라며 "아이들의 상태를 안산시와 관계 당국이 직접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아이들이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아프기 전과 같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 바란다"라며 "책임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 작고 가여운 배에 구멍을 내고 지금도 투석 중인 아가의 가족 올림"이라고 덧붙였다.
안산시 상록수 보건소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해당 유치원 관련 식중독균 검사를 받은 인원은 26일 오전 기준 295명이다. 이 가운데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 출혈성 대장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는 49명이며, 147건이 음성, 99건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보건 당국은 식중독 발병 원인을 찾고 있으나 정확한 감염 경로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햄버거병은 지난 1982년 미국에서 덜 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용혈성요독증후군에 집단 감염되면서 붙은 이름이다. 환자의 절반 정도가 투석 치료를 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June 27, 2020 at 08:42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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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증세 원아 가족 "유치원 음식 재료 폐기...지옥 같다"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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